전쟁이 나면 금값은 오른다? 미국.이란 충돌로 다시 보는 금 가격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불린다.

그래서 전쟁이나 금융위기처럼 세계적인 불안이 커질 때면 자연스럽게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전쟁이 터졌으니 금값이 오르겠네.”

나도 골드를 매매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자주 접한다.

전쟁이 발생하면 불확실성이 커지고, 위험을 피하려는 자금이 금으로 이동한다. 실제로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공식처럼 단순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 타격 이후 원유 가격은 상승했고 달러도 강세를 보였다. 그런데 같은 시기 금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

전쟁 위험이 커졌는데 왜 안전자산인 금은 오르지 않았을까?

오늘은 국제정세를 예측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골드 트레이더 입장에서 뉴스와 시장의 움직임을 어떻게 연결해서 볼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 시장은 무엇을 먼저 봤을까

7월 7일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군사 타격을 실시했다.

미국 측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들에 대한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 판매와 관련한 제재도 다시 강화했고, 시장은 군사적 충돌뿐 아니라 에너지 공급에 미칠 영향을 함께 보기 시작했다.

이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시장 중 하나가 원유였다.

WTI는 정규 거래에서 배럴당 70.44달러로 마감했고, 미국의 군사 타격 소식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72.4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채권 선물은 하락했고,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경계가 나타났다.

출처: 인베스팅닷컴

차트는 뉴스를 모두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뉴스가 나온 뒤 실제로 돈이 어디로 움직였는가를 확인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이번 충돌 이후 시장은 전쟁이라는 단어만 본 것이 아니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에너지 공급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유가가 어디까지 움직일 것인지, 그리고 그 상승이 다시 물가와 금리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함께 보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금 가격의 움직임도 조금씩 이해할 수 있다.


전쟁이 나면 금은 무조건 오르는 것일까

전쟁과 금의 관계를 가장 단순하게 설명하면 이렇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위험을 피하려 하고, 오랜 기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사용되어 온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지정학적 위험은 일반적으로 금의 상승 재료로 해석된다.

하지만 문제는 전쟁이 금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특히 중동에서 군사적 긴장이 커질 경우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함께 발생할 수 있다.

유가가 오르면 운송비와 생산비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시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강해질 가능성을 생각한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질 수 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다.

따라서 높은 금리가 오래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강해지거나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금 가격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하나의 전쟁 뉴스 안에서도 금 가격에는 서로 다른 힘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

전쟁 위험은 안전자산 수요를 만들 수 있지만, 동시에 유가를 올리고 인플레이션과 금리 우려를 자극하면서 금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이번 시장에서는 바로 이 두 가지 힘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유가에서 금리로, 그리고 다시 금 가격으로

경제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 연결이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나 역시 경제학자는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 흐름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중동의 긴장이 커진다.

원유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유가가 오른다.

유가 상승이 오래 지속되면 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는다면 금리를 빠르게 낮추기 어려워질 수 있다.

높은 금리와 강한 달러는 금 가격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물론 시장이 언제나 이 순서대로 움직인다는 뜻은 아니다.

경제는 하나의 원인과 하나의 결과로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전쟁이 났으니 금이 오른다”라는 한 문장보다, 시장이 어떤 연결고리를 통해 움직이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실제 가격을 이해하는 데는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7월 7일 현물 금은 0.5% 하락한 온스당 4,144.36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금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달러 지수를 함께 보는 이유

출처: 인베스팅닷컴

나는 골드를 매매할 때 모든 경제지표를 하나씩 분석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금 가격을 이해하려면 달러의 움직임은 한 번쯤 같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제 금 가격은 달러로 표시된다.

일반적으로 달러가 강해지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에게 금의 구매 부담이 커질 수 있고, 금 가격에는 압력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금과 달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 달러와 금 가격이 왜 반대로 움직이는지는 ** 달러가 강해지면 왜 금은 약해질까? **에서 조금더 자세히 정리했다.

하지만 이것도 절대적인 공식은 아니다.

시장에 강한 공포가 발생하면 달러와 금이 동시에 안전자산으로 선택되는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상관관계를 공식처럼 외우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실제로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7월 7일에도 달러 인덱스는 소폭 상승했고, 같은 날 금은 약세를 보였다. 당시 원유 가격은 공급 차질 우려로 크게 상승했다.

그래서 이번과 같은 뉴스가 발생했을 때는 금 차트만 보는 것보다 원유와 달러의 움직임을 함께 보면 시장의 반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골드 차트는 무엇을 보여주고 있을까

출처: 인베스팅닷컴

최근 골드 일봉을 보면 큰 폭의 하락 이후 반등이 나타났지만, 이전의 강한 상승 흐름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모습이다.

내가 여기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뉴스의 크기와 가격의 반응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큰 뉴스가 나왔다고 반드시 큰 상승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전쟁 뉴스가 나왔다고 무조건 롱을 잡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실제 매매에서는 뉴스가 나온 뒤 가격이 어디에서 지지를 받는지, 반등이 얼마나 이어지는지, 중요한 가격대를 돌파하는지 아니면 다시 밀리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올해 중동 긴장을 둘러싼 금의 반응도 한 방향으로만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3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확대됐을 때는 원유와 달러, 금이 함께 상승하는 전형적인 안전자산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반면 6월 11일에는 미국이 예정된 이란 공격을 취소하면서 유가와 달러, 채권금리가 하락했고 금은 2% 상승했다. 같은 지정학적 재료라도 시장이 무엇을 더 중요하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금의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트레이더는 뉴스를 어떻게 봐야 할까

나는 골드를 매매하면서 모든 경제 뉴스를 찾아보는 편은 아니다.

실제 매매에서는 차트를 중심으로 보고, 다른 시장 중에서는 나스닥의 움직임을 꽤 참고하는 편이다.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장중 흐름을 오랫동안 지켜보다 보면 골드와 나스닥의 움직임이 비슷한 리듬을 보이는 구간이 생각보다 자주 나타난다.

어제 시장에서도 나는 그런 움직임을 보면서 매매했다.

하지만 뉴스에 대한 나의 생각은 오히려 예전에 국내 주식을 매매하면서 많이 만들어졌다.

큰 글로벌 이슈나 국내의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나는 그 뉴스를 완벽하게 해석하려고 하기보다 먼저 두 가지를 생각했다.

이 일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곳은 어디일까.

그리고 반대로,

이 일로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곳은 어디일까.

내가 뉴스를 매매에 활용해야 한다면 이 두 가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트레이더가 해야 할 기본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모든 시장 참여자가 똑같은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손해를 보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반사이익을 얻기도 한다.

이번 미국과 이란의 충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전쟁 뉴스가 나왔으니 금을 사야 한다고 생각하기 전에, 이 사건으로 어떤 시장이 먼저 움직이고 있는지를 볼 필요가 있다.

원유가 움직이는가.

달러가 강해지는가.

금리는 어떤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가.

그리고 결국 금 가격은 그 모든 재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나는 국제정세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앞으로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사건이 발생한 뒤 누가 이익을 보고 있는지, 누가 손해를 보고 있는지, 그리고 실제 돈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는 시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트레이더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뉴스의 미래를 맞히는 것이 아니라, 사건 이후 시장에서 나타나는 이해관계와 자금의 이동을 확인하고 그 움직임에 대응하는 것.

나는 그것이 뉴스를 바라보는 트레이더의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트레이더가 거래하는 것은 뉴스가 아니라 가격이다

금은 안전자산이다.

하지만 안전자산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금 가격의 모든 움직임을 설명할 수는 없다.

전쟁은 금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를 만들 수 있다.

동시에 원유 가격을 올리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금리와 달러를 움직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여러 힘이 동시에 충돌하면서 결국 하나의 가격을 만든다.

이번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 나타난 시장의 움직임도 그런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도 국제정세를 예측하려고 하기보다, 사건이 발생한 뒤 시장이 보여주는 반응을 확인하려고 한다.

누가 이익을 보는지.

누가 손해를 보는지.

그리고 돈이 실제로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그것을 먼저 보고, 마지막에는 내가 거래하는 골드의 가격을 확인한다.

결국 트레이더가 거래하는 것은 뉴스의 제목이 아니라 움직이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Gold Trader O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