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금리 인상, 그런데 금값은 왜 오히려 올랐을까?

지난 9월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년여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렸습니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상해 목표 범위를 **3.75~4.00%**로 올렸습니다. 이번 결정은 FOMC 위원 12명의 만장일치로 이뤄졌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연준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입니다. 18명의 정책결정자 가운데 16명이 올해 한 차례 이상의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습니다.

교과서적으로 생각하면 금에는 분명 부담입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이나 예금처럼 이자를 주는 자산의 상대적인 매력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다음 날, 금값이 오히려 강하게 반등한 것입니다.

이번 움직임은 금 시장을 볼 때 단순히 ‘금리 상승 = 금값 하락’이라는 공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줬습니다.


📉 FOMC 직후에는 금값이 실제로 하락했다

먼저 발표 직후의 움직임부터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 이후 금값은 하락했습니다.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금리가 올라갔고,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새로 취임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역시 물가 안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비교적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실제로 Reuters는 FOMC 이후 단기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달러가 강해지면서 금이 초기에는 압력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즉,

‘금리 인상 → 달러 및 금리 상승 → 금값 하락’

이라는 첫 번째 반응 자체는 이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 그런데 다음 거래일 금값은 강하게 반등했다

9월 17일 시장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금값은 전날의 하락분을 되돌리며 강하게 반등했습니다.

Reuters에 따르면 현물 금은 이날 장중 4,350달러 부근까지 올라 전일 대비 2% 넘게 상승​했고, 은 가격 역시 약 4.2% 상승하며 금보다 더 강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연준은 금리를 올렸습니다.

그런데 금은 떨어지는 대신 다시 올라왔습니다.

여기서 개인 투자자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뉴스의 방향과 가격의 방향이 항상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금값은 현재의 금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금리 경로, 실질금리, 달러, 유가, 인플레이션 기대, 국채금리, 투자 수요 등을 동시에 반영합니다.

이번 움직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유가 하락이 금값 반등에 힘을 보탰다

이번 반등에서 눈여겨볼 변수 가운데 하나가 국제유가였습니다.

중동 지역의 공급 우려가 일부 완화되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하락했고, 9월 17일 브렌트유는 약 1% 하락한 배럴당 104.82달러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유가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내려오면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도 일부 완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처럼 에너지 가격이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는 유가의 움직임이 연준의 향후 정책 경로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금값 반등을 단순히

‘연준이 금리를 올렸는데도 금이 올랐다’

라고만 보는 것보다는,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가 나온 뒤에도 다른 시장 변수들이 금에 우호적으로 움직였다’

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 달러와 미국 국채금리도 함께 봐야 한다

이번 움직임에서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달러와 국채금리였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직후에는 달러가 강해졌지만, 이후 달러는 다시 일부 상승폭을 반납했습니다.

동시에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도 9월 17일에는 하락해 4.949%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이 두 가지는 금에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금은 국제적으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강해지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들에게 금의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달러가 약해지면 금에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국채금리, 특히 실질금리의 움직임도 중요합니다.

결국 이번 상황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라는 한 가지 뉴스만 보는 것과

금리 + 달러 + 국채금리 + 유가를 함께 보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 그리고 은이 금보다 더 강했다

이번 반등에서 개인적으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은입니다.

9월 17일 은 가격은 약 4.2% 상승하면서 금보다 훨씬 강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Reuters에 따르면 은은 이날 65.60달러 부근까지 상승했습니다.

금보다 은이 강하게 움직였다는 것은 당시 귀금속 시장 전체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합니다.

은이 강하게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실물 수요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은 가격은 투자 수요뿐 아니라 산업 수요, 달러, 금속시장 내 포지션 변화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은의 강세는 실물 수요의 확정적인 증거라기보다는,

금만의 움직임이 아니라 귀금속 시장 전반에서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났다는 신호 중 하나

정도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 결국 중요한 것은 ‘금리 인상’보다 시장의 해석이었다

이번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것입니다.

연준은 실제로 금리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그런데 금값은 다음 거래일 오히려 강하게 반등했습니다.

이것은 금리가 금값에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금리는 여전히 금값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입니다.

다만 시장은 금리 하나만 보고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번 사례처럼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었다면, 이후에는 달러와 국채금리, 유가 같은 다른 변수가 가격의 방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트레이더에게 중요한 것은 뉴스의 제목 자체가 아닙니다.

그 뉴스가 나온 뒤 시장이 실제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 골드 트레이더 O의 한마디

저는 FOMC 발표 직후 금값이 밀렸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성급하게 숏을 잡는 방식은 선호하지 않습니다.

금리 인상이라는 뉴스만 보면 당연히 금에는 악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시장에는 항상 다른 변수가 함께 존재합니다.

달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미국 국채금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유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그리고 금이 악재를 얼마나 가격에 반영했는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특히 첫 번째 반응과 두 번째 반응이 완전히 다를 때는 더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뉴스 직후 하락했다가 다시 올라온다면 시장이 그 뉴스를 예상보다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는 뜻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이번 사례에서 FOMC 직후의 하락보다 그다음 날 금값이 보여준 강한 반등이 더 중요했습니다.

뉴스보다 가격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지금 금 시장에서 무엇을 봐야 할까?

앞으로 금값을 바라볼 때는 단순히 ‘연준이 금리를 올릴까, 내릴까’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 네 가지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① 미국 실질금리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금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중요합니다.

② 달러인덱스(DXY)

금과 달러는 전통적으로 중요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달러의 방향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③ 국제유가

에너지 가격은 인플레이션 기대와 연준의 정책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④ 금과 은의 상대적 움직임

금만 움직이는지, 아니면 은까지 함께 강해지는지를 보면 귀금속 시장 전체의 수급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무리

이번 FOMC는 금 시장을 바라보는 한 가지 중요한 원칙을 다시 보여줬습니다.

금리가 오른다고 금이 반드시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간다고 금이 반드시 오르는 것도 아닙니다.

시장은 하나의 변수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금리, 달러, 국채금리, 유가, 인플레이션 기대와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서로 얽히면서 가격을 만들어냅니다.

이번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라는 명확한 악재가 나왔지만, 이후 달러와 국채금리가 완화되고 유가가 하락하면서 금값이 강하게 반등했습니다. 은 역시 금보다 강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움직임을 이렇게 봅니다.

뉴스를 보고 금을 판단하는 것과, 뉴스 이후 시장의 반응을 보고 금을 판단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금리가 올랐는데도 금값이 버틴다면,

그때부터는 ‘왜 금이 안 떨어지는가?’​를 물어봐야 합니다.

시장의 진짜 이야기는 때때로 뉴스의 제목보다 가격의 움직임 속에 먼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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