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회의 앞두고 금값 8월 이후 최저치, 왜 지금 떨어졌을까?

금값이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9월 15일 미국 금 선물은 온스당 4,291.6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8월 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최근 금 시장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순한 가격 하락이 아닙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계속되고 국제유가까지 급등하고 있는데도 금은 오히려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보통이라면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수록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장은 조금 다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핵심에는 유가, 인플레이션, 금리, 그리고 미국 국채 수익률​이 있습니다.

이번 주 시장의 가장 중요한 일정, FOMC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진행합니다.

정책 결정은 미국 동부시간 9월 16일 오후 2시에 발표되며, 한국시간으로는 9월 17일 목요일 새벽 3시입니다. 이후 오전 3시 30분에는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9월 15일 Reuters가 인용한 CME FedWatch 기준으로는 25bp 인상 확률이 **92%**에 달했습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단순히 “금리를 올리느냐”에만 있지 않습니다.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된 금리 인상 자체보다 연준이 앞으로도 높은 금리를 얼마나 오래 유지할 것인지, 그리고 물가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금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금값은 왜 지금 떨어졌을까?

이번 하락을 이해하려면 먼저 최근 유가 움직임을 봐야 합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Reuters는 이 같은 유가 상승이 다시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를 높였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서 금 시장의 역설이 발생합니다.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 금에는 분명 긍정적인 재료입니다.

하지만 그 지정학적 위험이 유가 상승 → 물가 상승 →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입니다.

따라서 미국 국채와 같은 금리를 지급하는 자산의 수익률이 올라갈수록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커집니다.

실제로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를 넘어섰고,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금 가격에는 동시에 여러 방향의 압력이 가해졌습니다.

결국 이번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위험 → 금 매수

라는 단순한 공식보다

지정학적 위험 → 유가 상승 → 인플레이션 우려 → 금리 상승 → 국채 수익률 상승 → 금 매도

라는 두 번째 연결고리가 더 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금의 하락을 단순히 ‘안전자산 매수 실패’로 보면 안 되는 이유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금은 흔히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높이면 오히려 금 가격에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금 시장을 볼 때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인플레이션 자체는 금에 우호적인 재료가 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상승은 금에 불리한 재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장이 바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달러까지 강해지면서 금은 더욱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이전에 이야기했던 달러와 금값의 관계 역시 여기서 다시 연결됩니다.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간에서는 금이 상당히 불편한 환경에 놓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금 시장에서 봐야 할 가격은?

삭소뱅크의 원자재 전략 책임자 올레 한센은 현재 금 가격의 하락 압력이 완화되기 위해서는 4,440달러를 다시 넘어설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최근 금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부담 요인으로 금리 인상 기대와 높아진 채권 수익률을 지목했습니다.

반대로 현재 금 가격은 4,300달러 아래로 내려오면서 단기적으로 중요한 가격대를 이탈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지금 시장에서는 단순히 “금이 많이 떨어졌으니 반등하지 않을까?”라고 접근하기보다 4,300달러를 다시 회복하는지, 그리고 더 위에서 4,440달러를 회복하는지​를 차분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 밤부터 시작될 연준의 메시지입니다.

골드 트레이더 O의 한마디

저는 이런 장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졌으니 금은 당연히 올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실전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금 시장에서는 하나의 재료가 다른 재료를 통해 완전히 반대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중동의 긴장은 금에 안전자산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동시에 유가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금리와 국채 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 금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뉴스의 크기보다 시장이 그 뉴스를 어떤 경로로 해석하고 있는가입니다.

이번 FOMC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25bp 인상이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면 시장이 정말 주목해야 할 것은 금리 결정 그 자체보다 연준이 앞으로의 금리 경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일 것입니다.

저는 이번 회의 이후 금 시장이 보여주는 첫 번째 반응보다, 금리와 달러 그리고 국채 수익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금값은 지금 8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이제 시장의 질문은 하나입니다.

연준의 결정 이후에도 금을 누르고 있는 금리와 달러의 힘이 계속될 것인가.

그리고 그 답은 한국시간 9월 17일 새벽 3시, 연준의 발표와 함께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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