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예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일 시장이 오를지 내릴지 맞힐 수 있다면 돈을 벌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차트를 분석하고, 뉴스를 찾아보고, 여러 투자 서적을 읽으면서 시장의 방향을 예측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내가 맞힐 수 있는 영역보다 맞힐 수 없는 영역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예측을 잘하는 사람이 좋은 트레이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장을 경험할수록 생각은 조금씩 달라졌다.
실제로 시장은 내가 예상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도 있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도 있었다. 아무리 분석을 열심히 해도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늘 존재했다.
그때부터 나는 예측보다 대응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측은 내가 원하는 방향을 생각하는 것이지만, 대응은 시장이 실제로 보여주는 움직임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장이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했더라도 실제로 하락하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측에 집착한다면 시장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믿게 된다. 하지만 대응에 집중한다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음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
나는 후자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트레이딩을 확률 게임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도 같은 이유다.
투자 관련 책을 읽다 보면 “트레이딩은 확률 게임이다”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 말을 머리로만 이해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직접 시장을 경험하면서 그 의미를 조금씩 체감하게 되었다.
특히 내가 인상 깊게 읽었던 책 중 하나가 심리 투자 불변의 법칙이었다.
이 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트레이더가 개별 거래의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확률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매매라도 손실이 날 수 있고, 반대로 평범한 매매에서도 수익이 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한 번의 결과가 아니라 같은 원칙을 반복했을 때 어떤 결과가 쌓이는가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이 말이 쉽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을 경험하면서 점점 이해하게 되었다.
결국 트레이딩은 미래를 정확하게 맞히는 것이 아니라, 확률이 조금 더 높은 구간에서 베팅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과정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는 완벽한 방법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시장을 100% 맞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확률이 조금 더 높은 구간을 찾고, 그 확률에 맞게 자금을 배분하고, 결과에 따라 행동하는 과정이 반복될 뿐이다.
예전에는 “내가 맞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시장이 맞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자금관리와도 연결된다.
만약 모든 예측이 맞을 수 있다면 손절도 필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좋은 분석이라도 틀릴 수 있기 때문에 자금관리가 필요하고,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거래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내가 금융시장을 경험하며 가장 크게 바뀐 것 중 하나도 이 부분이다.
예전에는 시장을 맞히기 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은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전히 분석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석은 미래를 확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대응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시장은 언제나 내가 예상하지 못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다.
그래서 지금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예측이 아니라 대응이다.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장이 보여주는 방향에 따라 행동하는 것.
그것이 내가 4년간 금융시장에서 트레이딩을 하며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