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 번의 손절을 했다.
몇 년 전의 나였다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왜 틀렸는지 차트를 계속 들여다보며 다른 진입 기회를 찾았을 것이고, 어쩌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무리한 매매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아침 7시쯤 일어나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하루를 시작했다. 최근 며칠 동안 나쁘지 않은 수익이 이어지고 있었고, 오늘도 내가 오랫동안 사용해 온 기준에 따라 시장을 바라봤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것은 볼린저 밴드다. 물론 기본 설정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오랜 시간 동안 나에게 맞게 조정하며 사용해 온 나만의 기준이 있다.
최근에도 같은 기준으로 수익을 냈기 때문에 오늘도 비슷한 상황이 나오자 진입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첫 번째 진입은 손절로 끝났다.
시장 흐름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고, 원칙에 따라 손실을 정리했다. 다행히 예상했던 최대 손실의 절반 정도에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잠시 후 다시 비슷한 기회가 찾아왔다.
과거에도 수익을 안겨주었던 자리였고, 내가 엣지라고 생각하는 조건도 충분히 만족했다. 그래서 다시 진입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장은 내 예상과 반대로 움직였다.
두 번째 손절이었다.
이번에는 생각보다 손실이 조금 더 컸다. 순간적으로 두려움이 올라왔다. 혹시 더 큰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계획했던 손절 지점보다 먼저 정리했다.
그런데 늘 그렇듯 시장은 내가 정리한 뒤 다시 내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움직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 순간은 조금 짜증이 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다시 생각해 보았다.
트레이딩을 오래 하다 보면 기술적 분석 자체에 의문이 생길 때가 있다.
며칠 전까지 수익을 안겨주던 기준이 오늘은 손실을 만들기도 한다. 같은 차트, 같은 조건, 같은 기법인데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이번 한 번의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내가 믿는 것은 특정한 보조지표 하나가 아니다.
볼린저 밴드도 아니다.
이번 진입도 아니다.
내가 믿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검증해 온 나만의 엣지다.
그리고 그 엣지를 지키기 위한 자금 관리와 손절 원칙이다.
오늘 두 번의 손절로 잃은 금액은 전체 자금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물론 아쉬운 손실이지만 충분히 회복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
시장은 내 생각과 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오늘 나를 손절시킨 시장이 내일은 다시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상승과 하락 중 어느 방향이든 내가 검증한 기준이 맞는 상황이 나온다면 다시 진입하면 된다.
예전에는 기법을 믿었다.
더 좋은 보조지표를 찾으려고 했고, 더 높은 승률의 전략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가 믿는 것은 특정한 기법이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나 자신이다.
손절을 받아들이고, 원칙을 지키고, 감정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해 온 시간들이다.
돌아보면 트레이딩을 하며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좋은 기법을 찾은 것이 아니었다.
기법보다 나 자신을 믿게 된 것이다.